꽃남 한승국 주간 들꽃 메일 283

처서 날 안부 + <사계절 우리 들꽃 2023> 인쇄 & 주문 접수 + 화악산의 여름 들꽃들

안녕하십니까? 오늘 처서.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날. 그래도 모기는 안 만나고 싶습니다. 혹여 비뚤어진 입에라도 물리고 싶진 않으니까요. 간밤 비도 조금 내리고 선선해서 창문만 조금 열어 놓고 그냥 잘 잤습니다. 아직 노염은 더러 기승을 부리겠지만 대세는 가을. 풀벌레 소리 들으며 잠드는 참 좋은 날들 기대해도 되겠지요. 앞으로 혹시 이를 시샘하는 태풍들만 얌전히 지나가 준다면요. 근데 올 여름이 그렇게 더웠나요? 물론 뜨거운 날도 있었지만 그리 오래 뜨겁진 않았던 것 같은데요. 봄 가뭄에 이어 늦장마와 8월 장마까지 가세한 덕분(?)이랄까요. 근데 이 좁은 땅덩이를 세분화해서 남북 동서로 오르내리며 퍼부은 게릴라성 집중 폭우에 피해를 많이 입어서 그런지 올 여름이 가장 더웠고 가장 힘들었던 것 같이 ..

광복절 & 말복 + 백년 만이면 천년 만도 가능 + 강원도 산간 여름 들꽃들

안녕하십니까?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오늘 광복절 77주년 기념일. 베란다에 내 건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입니다. 바람이 너무 쌔서 혹시나 싶어 국기봉을 테이프로 감아놓았습니다. 비가 기록적이니 바람도 그러지 말란 법 없으니까요. 19층 꼭대기인 우리 아파트에서 국기봉이 꽂이에서 빠져 떨어지면 여간 낭패가 아니겠지요. 밖을 내다 보니 눈에 드는 아파트 3동에 내달린 태극기는 고작 4개. 불편한 진실입니다.’ 국경일에 태극기를 게양한다고 해서 꼭 애국하는 건 아니지만 국경일 제정 취지 중 하나가 국기를 다는 걸로 아는데 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점점 옅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옛날에는 아이들이 많아 태극기 안 다는 집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그 반대로군요. 그 시절 아이들이었던 우..

서울 지방 강우량 신기록 + 개인 국내 이동 거리도 신기록 + 무주 낙화놀이

안녕하십니까? 기록은 깨어지라고 있는 거라더니만 서울지방 하루 강우량이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어제 자정 가까이까지 하룻동안 강수량이 무려 390밀리를 넘어 115년만의 관측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는 겁니다. 동작구 신대방동(기상청)에는 오후 9시까지 1시간 동안 136.5밀리가 내리면서 80년 만에 서울 지역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인 1942년 8월 5일의 118.6밀리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합니다. 오늘까지는 무려 452밀리. 놀랍지요.. 요 근래 일기예보가 하도 안 맞아서 이번 주 주간 예보에 난 비 비 비를 예사로 봤는데 첫날부터 이렇게 적중하다니…! 더욱이 양동이로 쏟아 붓는 듯 오겠다는 예보 한 치도 안 틀리게 어제 하루 종일 집에서 비를 지켜본 결과 날씨란 절대 속단해서는 안될 ‘신의 권역’..

'열대야 없는 도시 태백'에서의 1박2일 호캉스 & 인증 샷들

안녕하십니까? 옛날부터 칠월 칠석 날(내일 4일) 즈음엔 비가 잦지요. 성급한 그 해 태풍 두세 개도 올라오며 장마 끝인지 장마 재시작인지 모르게 비가 많이 내립니다. 사람들은 때가 그래서인지 이를 두고 칠석 날 견우와 직녀가 만날 때 하늘에 오작교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 그렇다고들 하는데 당연 저도 그걸 거라 믿고 싶습니다. 진짜로 믿었던 때도 있었지요. 어릴 적 엄마 손 잡고 동네 마실 가며 들은 얘기 그대로. 한낮의 기온이 섭씨 36도를 오르내리고 밤에도 37도 이하로 내려갈 줄 모르는 습한 날씨로 낮에는 한증막을 밤에는 열대야를 살아야 하는 도시인들. 시원하기 위해서 켜는 에어컨들은 다시 열기를 내뿜어 대기를 더 데우고… 이런 일상의 탈출구는 피서지 행. 하지만 넘쳐나는 행락객들과 막히는 도로에 바..

중복 날 7월 마지막 편지 + '중년의 여름 밤' + 강릉의 여름 들꽃

어제와 오늘 참 오랜만의 파란 하늘 흰 구름 동동 날씨가 마치 초가을 같습니다. 어제 부로 장마도, 달포 가량 엉터리 일기예보도 끝. 드뎌 본격. 무더위가 시작됐습니다. 장마 중간부터 시작된 쓰르람 매미들 소리 이제야 좀 어울리게 들을 수 있겠군요. 근데 저만 그런가요? 올해 매미들 소리가 왠지 전보다 더 크고 처절한 거 같은 건요. 사람으로 치자면 김재범이나 이은미처럼 온 에너지를 쥐어 짜서 부르는 창법이랄까요? 소나무에 갑자기 솔방울이 많이 맺히거나 과수들에 꽃들이 무성하게 피면 자연 생태계에 어떤 이상이나 비상이 걸린 결과로 보는 견해들이 많더라고요. 생존에 위기 의식을 느낀 나머지 후손 번식을 최대화 하려는 일종의 발악이랄까요 갈수록 매미들의 삶의 조건이 열악해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은데요...

바캉스 시작 + TV 여행 프로그램 코로나 이후 제작 분 방영 + 여기저기 여름 들꽃

안녕하십니까? 맴맴 쓰르람 매미가 울고 여름방학에다 하기휴가까지 신나는 여름철! . 저마다 멋진 계획과 알찬 실천으로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기 바라고요. 아직 안 끝난 이상한 장맛비 잘 피해 특히 안전 운전과 위생 철저로 무탈하시길 빌고 바라겠습니다. 좀 벅차고 무리하는 것 같아도 지나고 나면 제일 좋았다 싶은 게 휴가 추억이더라고요. 저는 제 15번째 작품집 만드느라 15년째 방콕 계속이지만요. 지난 주 제 사진 작품집 표지 사진을 정하고자 후보 사진 두 장 중 좀더 맘에 드시는 것 한 장 추천 부탁 드렸는데 많이들 호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과부터 말씀 드리자면 왼쪽과 오른쪽 추천 비가 87 : 5로 압도적으로 왼쪽 것이 많아 어렵잖게 결정했습니다. e메일로는 답신이 30여 통 밖에 들어오지 않아 카..

<사계절 우리 들꽃 2023> 표지 선정 의뢰 + 태백산 대신 북한산 + 북한산 요즘 들꽃들

안녕하십니까? 꽃남 주간 들꽃 편지 7월 두 번째 인사 드립니다. 이번 주는 진짜 일기예보 너무 빗나갑니다. 어제 오늘 수백 밀리 비가 오겠다고 했는데 비를 보았는지조차 의심스럽고 살짝 해까지 비추는 후텁지근한 날의 연속이라서요. 발 빠른 사람들은 이 큼을 이용해 벌써 남서해 섬으로 피서여행을 떠나기도 했더라고요. 한동안 연락이 없는 이종 사촌동생에게 전화를 했더니 홍도 흑산도에 가있다 하네요. 지난 주엔 화요일과 토요일 산행을 두 번 했더랬습니다. 장마 중이라 날씨가 받쳐주지 않으니까 원거리 들꽃 기행이나 산행을 못 나가겠더라고요. 꽃 사진은 차라리 비가 오면 더 나을 수도 있으나 자칫 카메라를 비 맞힐 수가 있어서요. 토요일은 정말 태백산엘 가겠다고 그곳 사는 후배하고도 약속을 해놓고 시외버스 표까지..

후반기 첫 안부 + 양주 노고산 산행 + 서울 근교 여기저기 여름 꽃들

안녕하십니까? 임인년 후반기 첫 편지 인사 드립니다. 언제 반년이 지나갔는지? 이렇게 주간 편지 쓰고 산에 한번 갔다 오면 일주일이 휙~! 날은 또 왜 이리 더운지. 엊그제 최고 기온 여주가 섭씨 36.7도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태풍 에어리가 일본으로 방향을 튼 탓에 그렇다나요. 그럼 엊그제 더위는 무엇 때문이었는지… 온난화를 거듭하는 지구의 몸부림. 그제는 이탈리아 알프스 3천미터 최;고봉 빙하가 붕괴됐다 하더라고요. 적지 않은 사상자와 실종자가 발생했고 그 중에는 외국인도 있다는데 우리 나라 사람은 없기를 바래봅니다. 또 덴마크의 총기 사건도요. 세상이 너무 더워서 까뮈의 이방인처럼 정신 이상을 일으켜 살의를 느끼게 되는 건 아닌지도 모르겠고요. 아무튼 점점 심해지는 더위는 정말 이 지구촌 최대의 ..

임인년 전반기 마지막 편지 + 본격 장마 + 화천 광덕산 들꽃 기행

안녕하십니까? 어느새 임인년 전반기 마지막 편지 인사 드립니다. 올 듯 올 듯 안 온다던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본격 장마. 하지만 한반도 지도에 짙은 파란색을 칠해놓는 일기예보보다는 적게 내리는 것 같습니다. 내리는 날 수도 띄엄띄엄. 야외 활동 약속 잡기 참 애매하게 만들고요. 저처럼 차 없이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사람들 일부러 애먹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난 주 목요일 하루 신나게 쏟아진 다음 한 며칠을 쉬었다가 오늘 낮부터 다시 시작하네요. 오되 연평균 강수량을 채울 만큼 더 좀더 와주기를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덕분에 습도가 엄청 높습니다. 지금 거실에 제습기를 가동시켰는데도 습도계가 80도 가까이 올라와 있습니다. 고온다습. 엊그제 그래서 서울에서 이틀 연속 역대 최고 ‘'6월..

하지 날 안부 + 더위와 장마 걱정 + 무주 덕산재 부근의 초여름 들꽃

안녕하십니까? 올 듯 올 듯 하면서 좀체 오지 않는 비를 기다리는 날들 무척 힘듭니다. 나절이 가고, 날이 가고, 주가 가고, 달이 가고, 분기가 가고, 다음은 반기가 갈 차례지요. 올 상반기가 딱 열흘 남았습니다. 먼저 온다고 상(上), 뒤에 온다고 하(下)는 좀 아닌 것 같고 전(前)반기 후(後)반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많은 경우가 앞서 온 것이 아래, 안쪽, 뒤에 머물게 돼 뒤에 온 것이 위에, 바깥 쪽, 앞에 머물러 먼저 처리되기 때문에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주인공 ‘고고 외 ‘디디’가 우리가 아니길 바라고요. 이번 주는 정말 그렇게 애타던 비를 흡족하게 만나는 주간이 되길 빌고 바랍니다. 가뭄이 심한 동네는 계곡 물이 말라 식수마저 끊어진 상태라니..